기차 덕후인 아들의 책들을 보다가 나도 관심이 생겨 기차의 역사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기차든 자동차든 이런 거대한 기계들을 동작시키는 데는 엔진이 필요하다. 엔진은 여러 에너지(열, 전기 등)들을 기계를 동작시키는 기계적 에너지로 바꾸어주는 장치이다. 사람으로 따지면 심장과도 같은 존재이다.


심장(엔진)의 역사를 아는 것이 기본적인 기차의 역사를 이해하는 첫걸음인 듯 싶다.

기본적인 발전 과정은 다음과 같은데 여기서 기관은 그냥 엔진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사람 -> 동물(말 등) -> 증기 기관 -> 디젤 기관 -> 전기 기 -> 전자기력 이용 기관


(사람 또는 동물이 운송 수단을 끄는 과정은 건너 뛰자.)



1. 기록된 최초의 증기 기관 - 증기를 이용한 엔진 - 은 1세기 헤론의 '아일러파일'이다. 이것은 그냥 장난감 수준으로 헤론은 이 증기의 힘으로 무얼 해보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헤론의 증기 기구 / 출처:나무위키>



2. 이후로도 증기의 힘을 이용해 무언가를 해보려는 시도는 계속 이어져 오다가 17세기 후반이 되면 실용적인 증기 기관이 등장한다.


1690년에 프랑스 출신의 위그너 교도인 파팽이 피스톤으로 구동되는 증기기관을 최초로 고안한다. 하지만 물을 끓인 후 피스톤을 움직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어 실용적이지는 못했다. (참고로 파팽은 하위헌스, 보일과 함께 일했으며 세계 최초의 압력솥을 발명한 사람이다.)


<파팽의 피스톤 / 출처:사이언스올>


1712년에는 뉴커먼이 상업적으로 성공한 최초의 증기기관인 '뉴커먼 기관'을 개발한다. 하지만 수증기를 재사용하기 위해 실린더 안에서 냉각시킨 후 다시 가열하는 방식이라 열효율이 겨우 1% 정도였다고 한다.


<뉴커먼 기관 / 출처:티스토리 블로그>


1769년에는 와트가 분리응축기를 고안했는데 이것은 수증기를 관을 통해 뽑아낸 후 실린더 바깥에서 냉각시키는 장치이다. 분리응축기로 뉴커먼 기관을 개량하여 열효율을 향상시켰는데 이후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 쓰이면서 와트의 새로운 증기기관은 만능동력원으로 각광을 받게 된다.


<뉴커먼과 와트의 증기기관 비교 / 출처:티스토리 블로그>



3. 증기기관의 발달로 증기 기관차가 등장하게 되었다.


1800년에는 트레비식이 최초의 고압 증기기관을 발명했다.

1804년에는 트레비식이 고압 증기기관을 이용해 세계 최초의 증기 기관차(페니다렌)을 만들어 철도 위를 달렸다. (와트의 응축기를 없애고 바퀴를 달았는데 이 때문인지 와트는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고 한다.)


<세계 최초의 증기 기관차 '페니다렌' / 출처:유튜브>


1830년에는 로버트 스티븐슨이 만든 로켓 기관차가 끄는 세계 최초의 승객용 열차가 영국의 리버풀과 맨체스터 사이 50km 구간을 2시간만에 달리게 된다. (같은 해 미국 최초의 증기기관차인 톰섬호가 개통되었으나 개통 첫날 말과의 경주에서 졌다.)


<로버트 스티븐슨의 '로켓호' / 출처:다음백과


1854년에는 영국의 런던에 패딩턴 역이 문을 열었는데 이 곳에서 그레이트 웨스턴 철도를 타고 310km 떨어진 엑스터까지 여행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전까지 역마차로 5일 걸리던 여행이 5시간으로 줄어들었다.)

1863년에는 최초의 지하철이 런던에서 개통되었다.

1869년에는 최초의 대륙 횡단 철도가 미국에서 완공되었는데 미국의 동-서 2860km 구간을 시속 30km로 달렸다. (건설 당시 인디언들이 이 철도를 '철마'라고 부르며 건설을 저지하기 위해 공격했다고 한다.)


<세계 최초의 대륙횡단철도 / 출처:네이버 블로그>


1939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증기기관차인 '맬러드'가 영국의 그랜트햄과 피터버러 사이를 시속 201km로 달렸다.



4. 1930년대부터 독일과 미국 등에서 디젤 기관차가 등장한다.


1932년 독일의 디젤 기관차인 '플리겐데 함부르거'가 함부르크와 베를린 사이 287km 구간을 최고 시속 160km로 달렸다. (플리겐데 함부르거를 영어로 번역하면 '날으는 햄버거'가 된다.)

1950년대 후반에는 북아메리카에서 달리던 대부분의 열차를 디젤 기관차가 이끌었고 약 10년 뒤에는 유럽과 북아메리카의 철도에서 증기 기관차가 거의 사라졌다.



5. 제2차 세계대전(1939~1945)으로 프랑스, 독일 등의 나라에서 거의 모든 철도가 폭격으로 파괴되었다. 전쟁이 끝난 후 선로를 복구하면서 전기로 철도를 운행하는 전철화 작업도 함께 진행되었다.


1837년에 이미 스코틀랜드의 로버트 데이비슨이 세계 최초로 전기 자동차와 전기 기관차를 만들었으나 증기 기관차 운전사들에 의해 부숴졌다.

1879년에는 독일의 베르너 폰 지멘스가 베를린에서 처음으로 전기 기관차를 만들었다.

1955년 프랑스 보르도 근처에서 각각 세 량의 객차를 끄는 전기 기관차 두 대가 시속 331km로 달리는 기록을 세웠다.

1964년 일본의 신칸센(고속 열차)이 도쿄와 오사카 사이를 시속 160km가 넘는 속도로 달렸다.

1990년 프랑스의 테제베(고속 열차)가 시속 515km로 달리는 데 성공했다.

1998년 일본의 자기부상열차(MLX01)가 시속 550km로 달리는 신기록을 세웠다.



6. 초고속 기차를 포함해 여러 전기 기관차들은 철도 위쪽의 전력선이나 아래쪽 선로에서 전기를 공급받는다. 하지만 전기 공급 장치를 설치하기 힘든 경우도 있기 때문에 디젤 전기 기관차는 디젤유(경유)를 따로 싣고 다닌다.



7. 세계에서 가장 빠른 기차는 전자기력을 이용한 자기 부상 열차이다. 2015년 일본에서 실제 크기의 초고속 자기 부상 열차로 시험 운행을 했는데, 무려 시속 603km로 달리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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