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와 창조에 관한 해묵은 논쟁을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보자.

 

이 둘은 어떤 변화에 대한 결과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설명하곤 하다. 물리를 공부하다보면 충격량이라는 개념이 나온다. 충격의 정도를 정량적으로 표현한 것인데 두 가지 물리량이 관여한다. 힘(에너지) -물론 엄밀히 말해 힘과 에너지는 다르다!- 과 시간이 그것이다. 어떤 변화는 이 두가지가 적절히 상호작용하여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양적인 관계에서 두 물리량이 비슷하거나 아니면 하나가 압도적으로 크다면 비슷한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우주와 지구의 현재 모습에 대해 진화론은 시간의 압도적인 크기를 그 기반으로 하고 있고 창조론은 힘(에너지)의 압도적인 크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시간과 에너지.. 이 둘 중에 현재 인간이 통제하고 다루기 쉬운 것은 에너지이다. 이것은 다른 말로 에너지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관념적인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의 한계와 그것에 대한 인간의 관념적 통제 능력은 '에너지보존법칙'이라는 열역학 법칙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그래서 어느 계의 외부에서 공급되는 에너지마저 인간의 관념적 계(system)를 벗어나지 못한다. 즉 인간이 잘 모르는 '무한한 에너지'가 있다해도 실체가 드러나지 않는 한 우리들은 그 표현을 좀 불편해 한다는 것이다. 반면 양적으로 오랜 시간은 불편함보다는 우리가 안심할 수 있도록 어떤 안정감을 준다. 오랜 시간.. 그것은 찰나를 사는 인간에 대하여 진정한 조물주의 자격을 가지는 것이다.


자, 예를 들어보자. 그랜드캐년은 오랜 시간의 작품인가 아니면 짧은 시간이지만 거대한 에너지가 공급된 결과인가? 이에 대한 해석은 인간의 관습적 사고 또는 어떤 색안경을 쓰고 있느냐 -패러다임-에 따라 달라지는데 진화와 창조에 관한 인간의 논쟁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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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위로] - 앤서니 스토, 책읽는 수요일, 2011년 월 발행



1. 인생의 의미와 행복을 인간관계에서 찾을 것인가, 개인의 고독에서 찾을 것인가 하는 것은 순전히 개인의 성향 문제인지 옳고 그른 가치판단의 문제가 아니다.

 

2. 인간관계와 행복의 연결고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허약하다.

현대 사회는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경우 사회성 부족이라 인식되어 치료받아야 대상으로 치부되곤 한다. 또한 많은 정신 분석학자들과 심리상담사들 역시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고 적절한 관계를 맺는 것만이 우리가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사는 증거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저자는 인간관계가 행복에 기여할 순 있어도 행복을 결정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고독이 불행에 영향을 줄 순 있어도 불행을 결정하지 않는 이유와 같다.

 

3. 고독은 혼자 있는 능력이고 그것은 창조적인 삶의 동력으로 작용한다.

사람들은 혼자 있을 때 상상과 공상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내면적인 발견과 성장의 기회를 얻는다. 카프카, 칸트, 뉴턴, 비트겐슈타인 등 많은 천재적 인물들은 늘 고독을 먹고 입고 경험하며 살았다. 그 과정에서 성찰하고 상상하며 유의미한 많은 작품들로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었고 자신의 인생의 의미도 발견해 나갔다. 고독과 창의성이 만나는 비밀 장소가 있다는 것이다.

 

4. 타자에 과잉 적응하느라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고독 속에서 자신을 찾고 표현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상실과 고독은 창작의 가장 확실한 배경이 되고 다시 창의력을 가진 사람은 상실을 치유하며 고독을 내면화한다. 고독한 사람은 상상하고 상상하는 사람은 창조하고 창조된 세계는 자신은 물론 친밀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도 위로를 선사한다. 이른바 고독의 선순환이다.


예전 어느 책의 제목이 생각난다.

아무도 보이는 이 없을 때 당신은 누구인가?”

같은 방식으로 이렇게 물을 수도 있겠다.

아무도 보이는 이 없고 홀로 고독 속에 있을 때 나는 누구인가?”

 

책을 직접 읽어보지 못했고 원페이지북(Written By 한정은)을 통해 읽은 단 몇 장짜리 요약본이지만 저자의 생각과 주장에 적극 공감하여 느낌을 글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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