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고 인상깊은 사고실험.
2차원 플랫랜드에 사는 수학자 사각형이 3차원을 경험하면서 겪는 이해의 확장이 이야기의 줄거리이다. 껍질 너머를 본 선구자는 동시대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춰지고 대우를 받는지도 보여준다.

시대를 앞서 태어난 위인
세계 너머 세계를 본 전도자
그리고 차원, 기하학 등
여러가지 주제를 음미하게 만든다.

놀랍게도 19세기 소설이다.
환상문학, SF소설의 효시로 평가받고 있다.

"북쪽이 아니라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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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능력이 그 사람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진 않아. 우리의 선택이 보여주는 거야."
- 알버스 덤블도어 교수

2. 시험이 취소되자 모든 학생들이 환호한다. 헤르미온느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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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흘러갈 너희들에게

 

 

인성부장 선생님이 찍으신 도리골 사진을 보고 도로와 집, 학교를 흘려보낸 골짜기를 상상했다.

여름 언젠가 생태숲에 올랐을 때는 지금 있는 지방도와 터널, 작은 도로와 집까지 지우고 숲이 무성하고 완만한 도리골을 그려보았다. (여러 해 밟아 익숙해진 산복도로 한가운데서 또는 신호대기 중 운전석에 앉아 백미러를 보고 나는 가끔 전혀 낯선 곳에 와 있는 느낌을 만들어낸다. 그럴 수 있다!)

가을 어느 토요일엔 행사 관리로 학교에 왔다가 마음먹고 골짜기를 거슬러 발원지(?)를 찾기도 했다. 아침엔 자주 같이 흘러볼 양으로 둑을 따라 천천히 걸어보았다.

 

흘러나온 것 중 마지막은 학교였고 안과 밖의 경계에 서 있는 720여 송이의 코스모스가 하늘거리고 있었다. 안은 갑갑하고 밖은 준비가 안 됐다며 그곳에 가늘게 뿌리 내리고 있는..

 

꼿꼿한 건 곁에 선 이팝나무 뿐 그들은 살랑바람에도 이리저리 흔들렸고 가끔 구부러지고 쓰러졌다. 아! 맞다. 올여름 연이은 쌍둥이 태풍으로 부둥켜 안은채 주저앉았고 가을엔 터를 갈기는 굴삭기의 위협에 온몸을 떨기도 했던 것 같다. 싱그럽고 찬란한 그들이지만 위태로워 보였다.

 

3월 초

아직 피어나기 전 아침이면 도리골로 스며들었다가 완전히 어둡기 전 산풍처럼 불어 나가는 그들을 상상했다. 이름을 외워두자! 나이스 사진을 보고 이름을 외우는 부질없는 짓을 반복하다 무위(無爲)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곤 했다.

계절이 오는지 가는지

아이들이 오는지 가는지

알 듯 모를 듯한 시간들을 보냈는데 어느덧 운동장 언저리에 피어 있었다.

해를 보고 활짝 피어 낸 것만으로도 예쁘고 기특하다 여겼는데 그들은 어느새 경계에 섰다. 금방이라도 흘러갈 듯, 흘러가고 싶은 듯 미끄러지고 있다.

 

교문을 뒤로 하고 결국 시작된다.

내년? 후년? 조류에 몸을 맡기고 흐름을 느끼며 새로움을 경험하겠지.

어서 빨리 이 좁은 골짜기를 벗어나 넓은 대양으로 흐르고도 싶겠지.

 

곡류를 타고 안전하게 흘러간다 여기는 순간 흐름은 멈추고 곧 표류할 때가 온다.

출발 전 방향타부터 찾자. 강폭이 넓어질수록 잡아야 하는 게 있다.

얼마간은 가족과 친구, 선생님이라는 물살을 타겠지만 대양을 만난 그 때

내가 손에 쥔 것이 그게 아니라면 곧 당황할 순간을 맞는다.

 

그래도

방향타를 놓친 자신이 바보같아 후회스럽거나

바람과 파도를 볼 수 없어 위축되거나

돛을 움직일 수 없어 곤란한 지경이더라도 절망하며 가라앉진 말자.

 

다시 이곳으로 스며들자.

언저리라도 좋으니

가는 뿌리도 괜찮으니

흔들려도 피어나지 못해도 괜찮으니

이곳 도리골로 스며들어 너희들을 꽃으로 보는 이들의 품속에서 쉬렴.

 

-----------------------------------------------------

 

 

<도리골에서 흘러나온 것들>

 

집과 도로

그리고 학교

 

이 모든 게

구석진 끄트머리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 전경은

김석진 손 끝에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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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빛나는 백색으로

하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뻗치고 있다.

 

타오르는 백색 불길이 보인다.

푸르름은 바람을 안고 나의 두 번째 옷이 된다.

온 몸을 휘감고 도는 가을 아침을 느낀다. 

 

시원함

흰불꽃

새소리

가벼움

신비로움..

 

이런 것들이 주변 곳곳에 머물며 나를 부르고 있다.

 

2018.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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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오르면 멀리 볼 수 있다지.

멀리.. 근데 무엇을 보려고?

 

애쓰지마. 반대편 세상은 여전히 못봐.

지구는 둥글어.

 

껍질을 깨면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는데..

나를 가둔.. 너를 가둔 껍질은 무엇일까?

 

나이를 먹은 어른이 아닌

껍질을 깨고 밖을 보는 어른이 되렴.

 

나도 그럴게.

 

- 2019.10.17 마지막 종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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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중 전화가 2통이 떠 있다.

집에 무슨 일이 있나?

 

여러 개로 보내온 문자를 종합해 보니

아들이 사고를 쳤고

뭔가가 터졌다는 거다.

 

집에 갖다놓은 간이 전기전도계를

콘센트에 꽂았단다...

 

그리곤

아빠가 전기 통하는지 알아보는 거래서

콘센트에 꽂아봤다고.

 

결국 아들은 놀이터로 쫓겨났고

(쫓겨난게 맞긴 한지.. 즐겁게 놀고 있단다)

 아내는 전화기로 하소연한다.

 

"내가 몬산다. 지가 에디슨인 줄 아나?"

 

원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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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보고 싶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만들고 무엇을 흐트리는지

 

가을

심연 속

휘황한 구름들을 보며

 

그렇게

나는

바람을 그리운다.

 

2019.10.30

 

012
2017년 10월, 11월에 찍은 가을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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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추천으로 영화(일본)를 찾아본 후

마지막 여자 주인공의 세 마디가 가슴 속을 맴돌았다.

 

나는 그 세 마디가 무슨 의미인지 제대로 모르겠다는 듯이

곧바로 일본 영화와 드라마, 우리나라 영화 버전을 모두 찾아 그 장면을 읽고 곱씹었다.

 

여자 주인공이 횡단보도를 건너며

지금 이 순간의 선택으로 자신의 인생이 어떻게 끝날지 알면서도(짧은 수명으로 생을 마감하게 되리라는) 결심하는 장면은 내 머리와 가슴 속 모두에서 정지 화면으로 남아있다.

 

(일본 원작)

괜찮아.

우리 둘은 잘 할 수 있어.

나와 넌 영원히 함께 할거야.

그렇게 정해져 있어.

 

(우리나라 리메이크)

아무 걱정 하지마.

우린 잘 할거야.

그렇게 정해져 있어.

 

 

2019.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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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뜨는 송정 해변에 섰더니

빛와 그림자가 같이 어울리더라

 

진한 남청색 파도가

반짝이는 햇빛과 명암을 다툰다

 

너울대는 파도는 그림자를 만들고

그를 관통하는 황금빛은 나를 쏘고 있다

 

일렁이는 바다

점점이 팔을 휘젖는 물 인간들

 

찬란한 일출이었다

 

2019.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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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걸(호프 자런)'을 읽다가 문득 나의 어릴 적 도시락에 관해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의 시점은 자런이 박사 학위를 받고 난 직후 한 시간 동안의 묘사를 읽었을 때다. 자런과 같은 날 학사 학위를 받은 동료 빌도 축하해 주러 온 가족이나 지인이 없어 그 한 시간 동안을 어색하게 보낸다. 주변에서는 함께 사진을 찍고 앨범을 보고 축하 인사를 건네는 분위기인데 자런과 빌은 외딴 곳에 둘 만 서 있는 것처럼 어색한 기다림이었다. 이 장면에서 왜 나는 어릴 적 도시락이 생각났을까?

초등학교 3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는 국민학교였다. ○○국민학교 3학년이 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도시락을 싸와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1,2학년 때는 오전 또는 오후 수업만 하면 됐기 때문에 소풍 때를 제외하곤 학교 가며 도시락을 싸 본 기억이 없다. 어린 나는 별로 대수롭지 않았고 그냥 엄마가 알아서 싸 주겠거니 했다. 도시락을 가지고 가야하는 첫 날, 엄마는 밥과 반찬을 싼 도시락이 아닌 빵과 우유를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내 가방에 넣어주셨다. 그때 우리집은 한 눈에 들어오는 작은 동네에서 슈퍼마켓을 하고 있었는데 엄마와 아빠는 매일 가게 일로 바쁘셨다(바닥에 어른 두 명이 한 줄로 누우면 양쪽 끝이 닿을 조그만 가게를 왜 슈퍼마켓으로 기억하고 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의아하다). 두 분의 바쁨은 한편으로 내가 자유롭게 친구들과 동네 및 뒷산에서 놀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었고 덕분에 나는 매일 개구리, 가재 등을 잡거나 친구들과 연탄 싸움을 하는 등의 놀이들로 하루하루를 신나게 보내곤 했다. 바쁜 엄마가 도시락을 싸 줄 시간이 없음을 당연히 여기며 나는 빵과 우유를 넣은 책가방을 메고 유유히 학교를 갔다.

     

<사진 출처 : 123RF / 트위터>


점심 시간이 되었다. 종소리가 있었는지 멜로디였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점심 시간임을 알게 되자 반 친구들은 각자 도시락을 꺼냈고 끼리끼리 모였다. 나는 당황했다. 아니 고민했다. 하지만 다들 둥근 플라스틱 보온 도시락이나 네모난 도시락 뚜껑을 열고 흰 밥과 계란, 햄, 일미 등 정성껏 담겨진 반찬을 책상 위에 올려두었을 때 나 혼자만 다르다는 충격을 겉으로 드러내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나는 가방 속을 괜히 툭툭 건드리며 천천히 빵과 우유를 올려 놓았다.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이 있었지만 점심을 같이 먹자는 얘기를 하지 못한 채 나는 빵 봉지를 뜯고 우유갑을 열었다. 그리곤 왼 팔꿈치를 쭉 뻗어 손으로 턱을 괴고 오른 손으로는 빵과 우유를 번갈아 들며 천천히 나의 첫 도시락을 먹었다. 무심한 표정을 지으려 노력했고 가끔 곁눈질로 나를 쳐다보는 몇몇 친구들의 눈길을 피해가며 아이들이 밥을 다 먹고 도시락을 챙겨넣는 시간에 나도 끝맺으려고 속도를 조절하고 있었다. 그 때의 빵과 우유 맛을 아직도 기억한다. 빵은 흰 설탕 덩어리들이 고르게 얹혀져 있어 달았고 우유는 딸기 우유였다. 다행히 빨대를 챙겨왔기 때문에 우유갑을 들고 목을 쭉 뻗어 젖히지 않아도 되어 안도했다. 시선을 떨굴 때마다 분홍빛 딸기 우유가 빨대를 타고 오르는 장면으로 눈동자를 굴렸다. 점심을 먹고 난 후의 기억은 없다. 아마도 평소처럼 친구들과 뛰어놀았을 것이다.


<사진 출처 : 이글루스 블로그>


초등 3학년이었던 그 때의 나와 같은 학년의 아들을 지금 눈 앞에서 보고 있다. 아직 윗옷을 바지 안쪽에 깔끔히 넣지도 못하고 연필도 제대로 못 잡아 엄마한테 매일 혼나는 아들. 저 때였구나. 생애 첫 점심 도시락으로 혼자 빵과 우유를 삼키던 때가.. 아들을 사진 삼아 나의 그 시절을 추억해 보며 저 아이도 요즘 자신을 향한 끊임없는 세상의 노크(knock)가 얼마나 낯설고 당황스러울까 하는 생각에 사랑스러움과 연민을 동시에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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