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에 대해 알게 된 과정 그리고 물질-에너지 총량과 우주 팽창률의 관계를 닐 디그래스 타이슨의 새 책 '날마다 천체 물리'로 부터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책 내용을 발췌하여 옮기면서 일부 내용은 요약하거나 표현을 수정함.) 

"현재 우주의 총 질량과 에너지의 68%는 암흑 에너지가 차지하고 27%는 암흑 물질의 몫이며, 나머지 겨우 5%가 우리가 흔히 보는 통상의 가시 물질이다." 112p



1. 암흑물질을 알게 된 과정

<머리털 자리 은하단(코마 은하단, Abell 1656)>

출처 : 구글 이미지(by김경식,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30985)


"우주에서 측정되는 중력의 85%는 우리의 물질 및 에너지와는 아무런 상호 작용도 하지 않는, 미지의 물체에서 비롯한다." 79p

"츠비키는 머리털자리의 코마 은하단에서 수십 개의 은하를 선별하여 궤도 운동 속도를 측정하고 그 운동을 지속시키는 중력장을 추적했는데 선별된 은하들의 평균 속력이 예상 외로 컸다. 그렇게 빠른 속력으로 움직이려면 중력장이 그만큼 세야 하는데 관측 가능한 가시 은하 질량을 모두 더해도 그런 운동을 설명하기에는 태부족이었다. 즉, 은하들의 궤도 운동 속력이 코마 은하단의 탈출 속력-가시 은하로부터 산출한-보다 컸다." 80p

"그 중력장을 만드는 코마 은하단의 초과분 질량을 잃어버린 질량이라 불렀는데 지금은 암흑 물질이라고 부른다. 이후 이런 현상은 개별 은하에서도 발견되기 시작했다." 84p

"중심 천체의 질량이 클수록 탈출 속도가 크다. 은하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안쪽의 물질들로 인해 질량이 증가하므로 별들의 궤도 운동 속력이 빨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은하 원반의 밝은 부분을 지나면 더 이상 물질이 분포하지 않을 터이기에 멀어질수록 회전 속력이 감소해야 한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회전 속력이 일정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85p

"암흑물질의 도움 없이 통상의 물질만으로는 우주 팽창이 야기하는 효과를 상쇄할 수 없다. 암흑 물질은 별, 은하, 은하단 등이 생겨날 시간을 벌어준 것이다. 그래서 만약 암흑물질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 우리 주위의 어떤 구조물도 찾아볼 수 없는 우주에서 살고 있거나 심지어는 우리의 존재 자체도 상정하기 힘들 것이다." 91p

"암흑물질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암흑 물질이 자아내는 중력이 가시 물질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측정한 결과에서 추론해 낸 합리적 결론이다. 19세기에 제안됐던 가상의 물질, 에테르를 상정했던 것과는 다르다." 93p

>> 부연 설명
- 지구에서 인공위성은 지구로 당겨지는 중력과 바깥으로 튕겨나가려는 원심력 간의  균형으로 원운동을 하고 있다. 중심 천체(지구)의 질량이 클수록 중력은 커지므로 떨어지지 않으려면 더 빠른 속도로 궤도를 돌아야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빨리 돌아서도 안된다. 최고 제한 속도가 있는 것이다. 이 제한 속도(탈출 속도)를 넘어서면 바깥 우주로 날아가 버리는데 이 탈출 제한 속도도 중심 천체의 질량이 클수록 커진다. 다르게 말하면 무거운 천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가벼운 천체에서 보다 더 빠른 속력으로 날아야 한다는 것이다. 
츠비카가 보기에 코마 은하단 중심을 도는 은하들은 은하단 자체의 질량(가시적으로 볼 수 있는 은하들로부터 계산해 낸 질량)으로 계산해 낼 수 있는 탈출 속도보다 더 빠르게 중심 주위를 돌고 있었던 것이다! 상식적으로는 벌써 날아가 버려도 시원찮을 빠른 속도로 돌고 있는 은하들을 통해 우리는 코마 은하단의 질량이 처음 계산한 것보다 실제로는 더 크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질량을 가지고 중력 효과를 내는 '암흑 물질'을 발견한 것이다.


2. 암흑에너지를 알게 된 과정

<가속 팽창하는 우주>

출처 : 구글 이미지(제타위키)


"아인슈타인의 우주 상수는 중력에 거스르는 방향으로 작용하게끔 하여 당시 우주관에 부합하는 우주 모형을 구축할 수 있었다." 104p

"프리드만은 아인슈타인의 정지 우주가 수학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여서 까딱 잘못하면 계속 팽창하거나 완전히 수축할 아슬아슬한 운명에 놓여 있음을 증명했다." 105p

"일반 상대성 이론이 발표되고 13년이 지난 1929년, 에드윈 허블이 우주 팽창의 증거들을 제시하자 아인슈타인은 당황했다. 자연에서 우주 상수에 대응하는 힘을 찾을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우주 상수의 존재를 부인했더라면 아인슈타인 자신이 우주 팽창을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107p

"그 후 몇 십년 동안 우주 상수는 사라졌다 등장하기를 반복한다. 이론가들이 때때로 우주 상수를 꺼내서 우주 상수가 0인 우주에서라면 자신의 아이디어가 어떻게 전개될지 이리저리 꿰맞춰 보곤 했기 때문이다." 108p

"1998년 두 그룹의 천체 물리학자들은 알려진 열두어 개 초신성의 밝기가 예상보다 확연하게 더 흐리다는 것을 발견했다. 초신성은 그 밝기 변화의 행태가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적정 범위의 질량을 갖는 별들은 동일한 방식으로 폭발한다- 우주 모형에 근거한 거리 정보(허블 법칙, v=Hr)로부터 겉보기 밝기를 예측하기 쉽다. 이에 대해 두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원거리에 있는 초신성들의 발광 특성이 근거리의 것들과 다르거나 우주 모형에서 예측되는 거리보다 이들이 실제로는 15%나 더 멀리 있다는 것이다. 즉, 팽창에 가속이 있었다는 얘기다. 이 가속 팽창을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편이 아인슈타인의 우주 상수였다." 108p

"초신성을 이용한 표준 초 방법과 허블 법칙을 이용해 측정한 동일 천체까지의 거리가 서로 다르게 나왔다면 둘 중 하나가 틀렸다는 것인데 표준 초 방법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결국 우주가 우리 생각보다 빠르게 팽창했을 가능성이 크다. 즉 원거리에 있는 은하들의 실제 거리가, 현재 후퇴 속력으로 추정된 위치보다 훨씬 멀기 때문이다(v=Hr). 우주는 과거 한때, 고속 팽창을 했고 이 고속 팽창(우주 초과 팽창)을 설명하기 위해 우주 상수를 다시 불러왔다." 111p

"초신성 관측을 통해 우리는 우주에 편재하는 척력에 대한 최초의 증거와 마주치게 되었다. 우주 초과 팽창을 설명하기 위해 우주 상수는 '암흑 에너지'라는 이름을 달고 우주론 무대 중앙에 당당히 등장한다." p111

>> 부연 설명
- 멀리 있는 천체까지의 거리를 재는 방법 중에 '거리 지수'를 이용하는 방법과 '허블 법칙'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거리 지수는 천체의 겉보기 밝기(등급)와 절대 밝기(등급)의 차이로, 거리 지수를 알면 특별한 방정식을 통해 해당 천체까지의 거리를 알 수 있다. 초신성은 발광 특성이 이미 잘 알려져 있어 최대 밝기에서의 절대 등급도 잘 알고 있다. 겉보기 등급은 관측을 통해 알 수 있으므로 이 둘의 차이(거리 지수)를 통해 초신성까지의 거리를 구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허블 법칙에서 우리로부터 멀어지는 후퇴 속도는 허블 상수와 거리의 곱으로 나타내어진다(v=Hr). 알려진 우주 모형으로부터 허블 상수를 이미 알고 있고 천체로부터 오는 빛의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후퇴 속도를 계산해 낼 수 있으므로 역시 거리도 알아낼 수 있다. 그런데 1998년 (허블 법칙을 통해) 거리를 알고 있는 열두어 개 초신성의 밝기가 예상보다 어둡게 관측된 것이다. 이는 초신성이 예상보다 더 멀리 있어 그런 것은 아닐까? 이는 다르게 표현하면, 거리 지수 방법(표준 초 방법)과 허블 법칙을 이용한 방법에서 계산한 거리가 다르게 나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 중 표준 초 방법은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살아남을 정도로 정확한 방법임이 알려졌기에 의심은 허블 법칙을 이용한 방법으로 향했다. 결국 초신성까지의 거리가 처음 후퇴 속도로부터 추정된 위치보다 더 멀리 있고 거리가 멀수록 후퇴 속도가 더 커진다는 허블 법칙의 당연한 귀결에 따라 우주는 과거에 우리의 예상을 넘어서는 고속 팽창이 있었다고 결론내리게 된다. 이 고속 팽창의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아인슈타인이 포기했던 우주 상수가 재등장하게 되었고 미지의 척력을 자아내는 이 진공 에너지를 '암흑 에너지'로 부르게 된다. 현재 우주의 가속 팽창은 암흑 에너지 때문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3. 물질-에너지 총량과 우주 팽창률의 관계(오메가, )

<우주 모형> 출처 : 다음백과


"우주의 현존 물질-에너지 밀도값을 우주 팽창을 겨우 멈추게 할 정도의 이론적 임계값으로 나눠 준 결과를 오메가()로 표기한다." 112p

"오메가의 값이 1보다 작을 경우, 우주는 모든 방향으로 영원히 팽창한다. 시공간이 말안장 모양을 하며, 처음 평행했던 두 선이 점점 벌어지는 형국을 이룬다." 112p

"오메가의 값이 1이라면, 우주는 영원히 그렇지만 아주 간신히 팽창한다. 이 경우의 우주를 평탄 우주라고 하며 평행선에 관한 모든 성질이 그대로 성립한다." 113p

"오메가의 값이 1보다 클 경우, 우주는 다시 수축하여 대폭발 순간의 불덩어리로 다시 붕괴한다." 113p

"허블 이래 오메가의 값은 암흑물질을 포함하여 모든 통상 물질-에너지의 총합을 더해도 0.3이 최대값이었다." 113p

" 1979년부터 앨런 구스와 몇몇 과학자들이 대폭발 이론에 수정을 가하면서 그 부산물로 오메가값을 거의 1로 맞출 수 있게 되었는데 이를 위해서는 그때까지 찾을 수 있었던 물질-에너지 밀도의 3배가 필요했다. 결국 암흑 에너지 단 한 가지 성분을 추가하자, 우주의 물질-에너지 밀도의 총합이 임계값(1)에 도달했다. 암흑 에너지는 관측과 이론의 불일치를 일거에 날려 버릴 위대한 화해자가 되었다." 115p


<우주의 크기> 출처 : 천재교육


4. 추가로 알게 된 지식

"이론 물리학자가 우주를 대신하는 모형을 하나 만들고 이리저리 사고실험을 하여 어떤 현상을 유추한다. 그러면 관측 천문학자와 실험 과학자들은 그 현상이 실제로 일어나는지 관측과 실험을 통해 검증한다." 100p

"미국의 이론 물리학자 존 아치볼드 휠러는 아인슈타인의 중력과 시공간 곡률의 관계를 다음 한 마디로 멋지게 서술했다. '물질이 공간으로 하여금 어떻게 휘라고 지시하고, 휘어진 공간은 물질로 하여금 어떤 식으로 운동하라고 명령한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진공 에너지 즉, 모종의 압력을 내포하고 있다."

"중성자별에서 '우뚝 솟은 산'이라고 해봐야 그 높이가 종이 한 장 두께에도 못 미치지만 이렇게 얇은 산의 정상까지 오르려면 지구에서 높이 5km의 절벽을 오르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149p

 "윌리엄 허셜(천왕성)은 빛이 빨주노초파남보 색깔에 따라 열기가 다를 것으로 생각하고 프리즘을 통과시킨 각각의 빛에 온도계를 두었고 대조군으로 빨간색 바깥쪽에도 온도계를 두었다. 놀랍게도 빨간색이 아니라 그의 바깥 대조군에 해당하던 영역의 온도가 가장 높았고 실내 온도보다도 높았다. 허셜은 적외선을 발견한 것이다." 156p

"1930년 벨연구소의 엔지니어 젠스키는 자신이 구축한 전파망원경으로 어떤 전파 신호를 잡았는데 주기가 23시간 56분임을 확인하고 지상 전파원이 아리라 우주에서 오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후 미국의 그로트 레버는 5년간 낮은 분해능의 전파 지도를 완성한다. 최초의 거대 전파 망원경은 영국 조드럴 뱅크 천문대 소유의 MK 1이었는데 운영을 시작하고 두어 달 후 발사된 스푸트니크를 추적할 수 있는 최적의 망원경으로 각광을 받았다. 현재 세계 최대 구경의 전파 망원경은 중국 구이저우 성에 위치하고 2016년에 완성된 500미터 구경의 FAST이다." 167p

"구소련, 영국, 미국이 제한적 핵실험 금지 조약에 서명한 후에도 냉전 시대라 서로를 믿지 못하던 중 미국은 벨라 위성을 띄워 구소련의 핵실험에서 비롯할지 모를 감마선 폭발을 감시하기로 한다. 그런데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감마선 폭발이 검출 되었고 결국 이는 거대한 규모의 별 폭발로 인한 것임을 알게된다. 감마선 천문학이 태동한 계기였다." 172p

"적어도 하루에 50회 이상 감마선 폭발이 폭풍우를 동반한 구름 상층에서 관측된다. 그리고 즉시 우리에게 익숙한 통상의 번개가 하늘을 가른다." 172p

"성간기체 분포, 펄서(맥동 전파원), 문명 신호 - 전파 대역 / 우주배경복사, 중력 붕괴 중인 성간운의 내부 구조 - 마이크로파 대역 / 성간운 내부의 별 탄생 과정 - 적외선 대역 / 블랙홀 - 자외석과 엑스선 대역 / 초신성 폭발 - 감마선 대역" 173p

"얇은 띠를 이루는 카이퍼 벨트에서 출발해 내행성계로 들어오는 혜성들과는 달리, 오르트 구름 출신들은 내행성계의 황도면을 모든 방향, 모든 각도로 통과한다." 181p (카이퍼 벨트는 띠, 오르트 구름은 구형)

"사람의 눈이 자기장을 감지할 수 있다면 목성이 하늘에서 보름달의 10배 이상의 크기로 보일 것이다. 큰 자기장 속을 금속제 탐사선이 통과할 때 전자기 유도로 전류가 흐르게 된다. 이 전류가 다시 자기장을 생성하여 주변 자기장과 상호 작용을 함으로써 탐사선의 진행을 방해한다." 181p

"행성들의 이름은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이름에서, 위성의 이름은 로마 신에 대응하는 그리스 신화의 신들의 이름이 사용돼 왔다. 유독 천왕성의 위성들은 셰익스피어의 희곡과 알렉산더 포프의 시 등의 등장 인물에서 따오고 있다. 천왕성을 발견한 윌리엄 허셜의 고집 때문이다." 184p

"1990년 2월 14일 보이저 1호가 해왕성 궤도를 막 벗어나면서 지구를 찍은 사진이 있는데 칼 세이건은 그 사진에 드러난 지구를 보고 '창백한 푸른 점'이라고 불렀다." 193p

"지구같이 가벼운 암석형 행성이 자연 상태에서 전파를 방출할 리 없으므로 외계 행성에서 전파와 마이크로파 대역의 밝기가 밝다면 문명 활동의 증거로 볼 수 있다. 예로 지구인들은 일상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규모의 전파와 마이크로파를 방출한다. 하지만 주의할 것은 목성을 비롯한 거대 기체 행성들 역시 강력한 방출원이다." 199p

"최초의 외계 행성이 발견된 것은 1995년이었다." 206p

"은하와 은하 사이에는 왜소 은하, 폭주성, 엑스선을 방출하는 온도 100만 도의 고온 기체, 암흑 물질, 흐린 푸른색 은하, 기체 구름(질량이 매우 크고 수명이 짧은 고광도의 별들), 막강한 에너지의 우주선 입자, 신비의 존재인 진공 양자 에너지 등이 채우고 있다." 64p

"현재까지 알려진 왜소 은하의 대부분은 우리와 가깝고 비교적 큰 은하들 주위에 몰려 있다. 정상 은하 주위를 궤도 운동하는 위성 은하인 셈이다." 66p

"은하의 구성원인 별과 은하와 은하 사이를 떠도는 낱별들의 개수는 비슷할 것으로 추산된다." 68p

"퀘이사란 초고광도의 빛을 방출하는 존재로서 통상 은하의 중심핵에 자리한다. 퀘이사에서 관측된 빛의 스펙트럼을 보면 정체 불명의 흡수선들이 나타나는데 은하간 물질(수소 구름)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 『날마다 천체 물리』 (닐 디그래스 타이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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