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에 의해 우주가 태양과 같은 별들로 무한히 채워진 공간(무한하고 정적이며 별들이 균일하게 분포해 있는 우주)이라는 생각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
 
하지만 우주에 별들이 그렇게 많다면 '왜 밤하늘은 어두운가' 하는 것이 하나의 문제로 남게 되었다. 18, 19세기에 들어와서, 올베르스(Heinrich Olbers, 1758~1840) 등이 이 문제를 논하는 글들을 남겨 놓았고, 그 이후 밤하늘이 어둡다는 사실은 올베르스의 역설(paradox)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출처:wouldyoulike.org>

 

쉽게 말하면 어두운 밤하늘과 무한하고 정적인 우주는 모순된다는 주장이다.
계산 : 어떤 태양과 같은 별이 현재 지구-태양 간 거리보다 배 떨어져 있다면 그 별빛이 지구에 도달하는 양은 태양빛의 수준이 된다. (당연~!) 그런데 우주의 단면적은 배 증가한 셈(구의 표면적은 )이므로 태양들이 배 수준으로 우주를 빽빽히 채우고 있는 것과 같게 된다. 결국 우리 태양계의 태양과 같은 정도의 빛이 밤에도 지구에 도달하는 것이다. 즉, 별빛과 태양빛의 세기는 동일하므로 밤이든 낮이든 하늘은 항상 정오의 태양처럼 밝아야 한다.
 
이 문제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보자!
 
먼저 당시 올베르스가 이해하고 있던 천문학적 사실대로,
무한하고 정적인 우주 공간에 별들이 균일하게 분포한다고 가정하자.
 
만약 그렇다면 우리가 밤하늘을 볼 때 우리의 시선이 닿는 모든 방향에서 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우리가 울창한 밀림 속에 있을 때 우리가 어느 방향을 보든 우리의 시선이 나무줄기와 반드시 만나게 되는 것과 같다.)
 

  

<출처:네이버 블로그>

 

<출처:티스토리 블로그>

그런데 우주와 별들은 항상 그 자리에 변함없이 있어왔고(정적) 변함없이 별빛을 내뿜고 있을 것이므로 그 별빛은 이미 우리 눈에 도달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위 사실들을 종합해 보면, 하늘의 모든 방향에서 별빛을 볼 수 있으므로 밤하늘도 대낮처럼 밝아야 한다!
 
 
하지만 밤하늘이 어둡다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간단한 관측 사실이다.
 
그렇다면, 처음의 세 가지 가정 중 무언가가 혹은 몇 가지가 틀렸다는 말이 된다.
 
첫째, 우주는 무한하다??
우주의 공간적 유한성은 입증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1920년대 허블이 외부은하를 관측한 이후 현대 우주론에서 신봉하고 있는 '팽창 우주 모형'에 따르면 우주의 나이는 유한하다!
 
둘째, 우주는 정적이다??
1920년대 후반 허블이 은하들의 도플러 효과(적색편이)를 발견하였는데 은하들은 서로 멀어지고 있고, 멀어지는 속도는 은하들 사이의 거리에 비례함을 밝혔다. 즉, 우주는 전반적으로 팽창하는 동적 우주인 셈이다!
 
셋째, 별들은 균일하게 분포되어 있다??
허블이 조사한 44,000개의 외부 은하들의 분포는 위치에도 무관하며(균질 분포), 방향에도 무관(등방 분포)하였다. 그래서 적어도 관측 가능한 우리 주변의 우주는 균질하고 등방하다고 볼 수 있다(국부적 비균질성 제외). 이러한 원리는 우리의 위치가 전혀 특별하지 않다는 코페르니쿠스적 원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종합해 보면 밤하늘이 어두운 이유는 우주의 나이가 유한하며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에게 도달할 수 있는 빛의 범위가 한정되기 때문이다.
 

<출처:wikimedia commons>

 

유한한 우주의 시간 속에서 별들은 지금도 태어나고 죽는다. 지금 막 태어난 별들이 뿜어내는 별빛은 당연히 우리 눈에까지 아직 전달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아주 오래 전 태어난 별이라도 매우 멀리 있는 경우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 별빛의 도플러 현상(적색편이)으로 인해 아직 우리 눈에 도달하지 못했거나 우리가 관측 가능한 파장의 빛이 아닐 수 있다(적외선 또는 전파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밤하늘은 어두운 것이다.
 
(단, 위 설명에서는 별과 은하 등 빛을 내는 밝은 천체들을 구분하지 않고 별로 통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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